저는 요즘 차의 매력에 푹 빠져있어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곳은 부암동에 위치한 '이음 티하우스'입니다.
🍵 이음 티하우스
이음은 한국인 최초 대만 행정업농업위원회 차업 개량장 출신 티 큐레이터와 2018년 국가대표 티소믈리에 경기대회 은메달리스트, 기물 큐레이터가 함께 하는 티&크래프트 브랜드입니다. '차, 기물, 사람을 잇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음 티하우스는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싱글 오리진 티와 동양의 오래되고 새로운 차도구를 소개하는 티하우스입니다.
이음 티하우스는 제가 지금까지 방문했던 다른 찻집과는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찻집들은 아늑한 느낌이었다면, 이음 티하우스는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 그리고 하얀 벽지에 밝은 컬러의 목재 가구들로 꾸며진 공간이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규모 인원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다섯 테이블 정도만 마련되어 있어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의 또 다른 매력은 한쪽 벽면을 채운 큰 창문입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지금의 계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는 대만 고산차 중 '매산 서봉 금훤'과 대만 백차 중 '야방 수선 백차'를 주문하였습니다. 차에 대한 품종, 산지, 테이스팅 노트 등 상세히 설명해주시는데 익숙지 않은 단어들이 많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차를 우리는 방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 여쭤보니 친절하게 안내해주셨습니다. 어색한 몸짓으로 서투르게 차를 우렸지만 역시 새로운 경험은 항상 즐겁습니다.
이렇게 경험하고 나니 차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음 티하우스에서 진행하는 '티클래스'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음 티하우스에서 진행하는 티클래스는 대만차 입문반, 심화반, 연구반 세 단계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때문인지 작년 10월 이후로 관련 내용이 올라오지 않고 있네요😥. 이외에도 취향에 맞는 차를 경험할 수 있는 '티 테이스팅 코스'도 준비되어있습니다. 90분간 세 가지 종류의 차를 즐기며 팽주와 함께 차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음 티하우스를 방문하기 전 '석파정'을 한바퀴 돌며 차가운 공기로 살짝 몸이 굳어있었는데 차로 언 몸을 녹이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이음 티하우스를 가기 전 석파정을 한 번 들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석파정에서 이음 티하우스로 가다 보면 '스코프'라는 유명 베이커리가 있는데 살짝 허기지다면 이 곳에서 스콘을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슴슴한 스콘이 참 맛있습니다.
차를 우리고 마시며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더라고요. 일정이 있었지만 다음 일정을 포기한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번 방문 때는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독서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수많은 감정에 휘둘리다보니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그 시간과 공간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마음을 괴롭히던 것들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며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 당시 느낀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있어 그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은 느긋해질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잡념이 사라지고 오로지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바쁘고 바쁜 현대사회에서 나에게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심적 여유를 찾고 싶은 분들은 이 곳에서 차를 바라보고 맡고 마시며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음 티하우스 정보
인스타그램 @eum_teahouse
위치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37 2동 3층 201호
운영시간
금토일월 13:00 ~ 21:00
목 13:00 ~ 18:00
화수 휴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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