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유미님이 자신의 여행 추억법으로 여행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향수를 사서 여행 내내 뿌리고 다닌다고 합니다. 향으로 여행의 설렘과 추억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향은 시간과 공간을 전환시켜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이런 향의 매력을 좀 더 알고 싶어 최근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원데이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향수 공방 프루스트
제가 방문한 곳은 혜화역 3번 출구 쪽에 위치한향수 공방 '프루스트'입니다. 이 지역은 한옥들이 몰려있고 그 사이 비좁은 골목길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 안에 '서화커피' 카페가 있는데 그 안에서 느끼는 정취가 참 좋습니다.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프루스트는 한옥을 개조한 공방입니다. 한옥의 미를 가져가면서도 모던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끕니다. 프루스트는 프랑스의 작가 프루스트의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향기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다'라는 의미를 담아 공방 이름을 프루스트로 지었다고 합니다.
우선 7가지의 베이스를 테스트해보고 1가지를 고른 다음, 베이스 향과 저의 취향을 설명드리면 그에 맞는 향들을 추천해주십니다. 그 중에서 2~5가지를 선택하고 고른 향들을 가지고 비율을 결정하고 향수를 만들면 됩니다. 이미 만들어졌거나 보편적인 향수를 구매한 경험밖에 없어 향을 고른다는 것은 생각보다 고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가치있는 작업이었습니다. 향을 맡아가며 몰랐던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었고, 향을 통해 저의 심리 상태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면서 나를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프루스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향수 케이스였습니다. 이런 향수 케이스를 사용하는 공방이라면 나만의 향수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예상한 것처럼 디테일이 참 좋았던 공방이었습니다. 공방 입구에 '고뇌', '자유',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 있는데 이 세 가지 중 원하는 표현이 새겨진 박스에 향수를 담아줍니다. 그리고 향수에 대한 이미지를 기억하기 위해 이미지 카드도 준비해주었습니다. 과정 하나하나가 단순히 향수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같이 느껴졌습니다.
향수 또한 와인처럼 숙성이 필요하여 2주 후에 개봉할 수 있습니다. 2주 후에 맡을 나만의 향수가 기다려집니다.
📢 프루스트 정보
인스타그램 @proustscent
위치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26길 38-3
운영시간 11:30 ~ 20:30(토요일은 21시 마감)
클래스 예약 네이버 예약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시그니처 향수를 만들었다는 것도 좋았지만, 향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좋았습니다. 만들어진 향수는 은은한 향을 가졌는데 제가 추구하는 삶과도 닮아있어 놀라웠습니다. 자신에 대해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은 자신의 향수를 만들어보는 클래스를 꼭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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