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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알아가기/경제

집을 구독합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과연 내가 살 곳이 있을까?'

집이 없다는 불안감은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의문이 생겼습니다.

'집을 꼭 소유해야만 할까?'

그리고 새로운 주거 형태인 '주거 구독 서비스'가 이 의문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주거 구독 서비스'정액제로 단기간 동안 숙박하고 여러 주거지를 옮겨다니며 살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셰어하우스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주거 구독 서비스와 셰어하우스는 정액제라는 점은 유사하지만, 셰어하우스는 고객이 계약된 한 곳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주거 구독 서비스는 플랫폼에 있는 모든 주거 공간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보다 먼저 도시화를 겪고 지방 도시가 쇠퇴하게 되며 빈집 문제가 커진 일본의 경우 주거 구독 서비스가 이미 출현하였습니다. '어드레스 호퍼'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점차 확산되며 이러한 서비스는 일본에서 성행중입니다. 

 

ADDress Concept Movie

위의 영상은 일본의 대표적인 주거 구독 서비스인 'ADDress(어드레스)'의 소개 영상입니다. 어드레스는 일본 전역의 다양한 주거 공간을 매월 4만 엔(약 40만원)을 지불하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구독 서비스입니다. 시골과 민가 중심으로 전국의 빈집을 사들이거나 임대하여 주변의 경치 등 지역의 개성에 맞게 리모델링하여 제공하며 이외에도 여관,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을 포함해 다양한 숙소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어드레스의 구독료에는 기본적인 설비와 가전, 와이파이, 공과금 등 모두 구독료에 포함되어 구독자들의 가격에 대한 부담을 없애주었습니다. 또 어드레스의 각 거점에는 관리자 역할을 하는 ‘집 지킴이’가 있어 이들이 현지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택배도 대신 수령해 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점이 대부분 교통편이 불편한 곳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일본항공과 제휴를 맺고 항공권 정액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고, 차량 구독이나 무제한 환승 서비스를 어드레스 서비스와 연계하기 위한 준비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어드레스는 일본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되었으며, 나아가 주거 트렌드를 이끌고 지역사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HafH Introduction

다음은 'HafH(하프)'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하는 '가부키 스타일'이 오픈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에게 '제 2의 고향'이 되고자하는 바람으로 'Home away from Home'의 머릿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일정액을 내면 1층 카페, 2층 공유 사무실, 3층 거주 공간으로 구성된 HafH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세계 약 360개 도시의 호텔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프는 1일부터 1달까지 다양한 가격 플랜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3000엔(약 3만원) 한달은 8만 2000엔(약 87만원)입니다. 일본 지역에만 제한되어 있는 ADDress와 다르게 전세계와 제휴되어 있어 해외에서도 이용 가능합니다. 

 

하프의 대표는 국내외의 거점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과 제휴한 이벤트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가지의 테마를 설정하여 시설에 방문하는 게스트를 반기고, 일정기간 그 곳에 사는 이용자와 교류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이벤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주거 구독 서비스가 있습니다. 

 

'다자요'는 제주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관광스타트업 관광스타트업 발굴·육성·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인 제이스타트업 중 하나로, 제주 시골에는 25,000채 정도의 빈집이 존재하는데 다자요의 빈집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빈집들의 외관은 유지하고 내부를 현대식으로 탈바꿈하여 ICT기술과 콘텐츠를 접목한 스마트스테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제주 특성을 가진 구옥들을 보존하고 재생하여 소유주에겐 멋진 공간을 되돌려주고, 이용객들은 제주의 특색있는 구옥을 경험하고 동네를 활성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각광받았으나 농어촌민박법과 공유숙박에 대한 법률적 문제가 있어 잠시 중단되었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9월 23일 다자요가 신청한 공유숙박 분야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2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아 다시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유휴 하우스'는 건축사사무소 블랭크가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주거 플랫폼 '유휴'의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유휴'는 소도시, 지방에서의 삶에 관한 콘텐츠와 입주 가능한 빈집 정보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재 남해 지역의 빈집 큐레이션을 시작으로 점차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나아가서는 이 빈집들을 월 단위로 거주 가능하며 멤버쉽 기반으로 운영하는 주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구독 서비스들은 디지털 노마드의 수요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확산되는 재택근무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세대의 축이 MZ세대로 옮겨가면서 나타난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거 구독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나라의 큰 골칫거리인 빈집 문제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으며, 그와 함께 해당 지역의 이용객 증가로 지역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철거하지 않고 기존의 빈집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주거 구독 서비스가 어떠한 성과를 낼 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