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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알아가기/소소한 정보

청하 <Stay Tonight> 에 녹아든 보깅(Voguing)

보그 모델

청하를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한다. 노래도 노래지만 특히 퍼포먼스를 너무 좋아한다. 지난 4월 <Stay Tonight> 발매되었을 때 퍼포먼스를 보며 홀린 듯 <Stay Tonight> 안무 팝업 클래스를 신청하였다. 매번 친구들과 스트릿 댄스를 취미 생활로 즐기는 정도였는데 수업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하였다. 하지만 긴장했던 마음도 잠시였다. 어느새 선생님께 팬심이 생겨버렸다. 선생님의 밝은 성격도 성격이지만 춤 그리고 춤에 대한 태도에 홀딱 반해버렸다. 덕분에 보깅에 대해 관심이 커졌고 운 좋게도 선생님이 가르치는 베이직 보깅 수업을 듣게 되었다. 춤도 춤이지만 보깅 자체에 대해 깊이 배우며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었다. 

 

 

보깅은 어디서 왔나?

 

1960년대 이후 뉴욕 할렘의 볼룸(Ballroom)씬에 속한 LGBT 성소수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춤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잡지 보그 모델의 포즈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볼룸씬을 구성하는 볼(Ball)은 게이,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개최되는 파티이자 대회이다. 

 

 

보깅 스타일

 

보깅 퍼포먼스

보깅 스타일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Old Way’이다. 가장 기본적인 보깅으로 팔다리를 직각으로 만들어 사각형 형태로 포징을 강조한다. 두 번째는 ‘New Way’이다. 몸을 꺾어 기하학적인 패턴의 포징을 취하는 카테고리다. 마지막으로 트랜스젠더들의 과장된 제스처에서 유래한 ‘Vogue Femme’이다.

 

이 중 내가 배운 것은 'Vogue Femme'이었다. 이는 크게 4가지 테크닉으로 구성되어있다. 한쪽 다리를 접은 상태로 한쪽 다리는 허공으로 뻗고 상체는 뒤로 젖히는 ‘딥’, 손으로 표현하는 ‘핸드 퍼포먼스’, 골반을 꺾으며 모델처럼 걷는 ‘캣워크’, 쪼그려 앉아 걷는 ‘덕 워킹’이다. 이 테크닉들을 4박자에 맞춰 표현하면 된다. 무엇하나 쉬운 동작이 없었다. 특히 제일 중요하면서도 어려웠던 것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보깅

 

마돈나

 

처음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다큐멘터리 <Paris is Burning>이다. 이 영화를 통해 전체적인 볼룸씬에 대한 내용이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보깅이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마돈나의 <Vogue>이다. 이후 유명한 장르가 되었고 2019년엔 볼룸씬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Pose>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국내에서 엄정화의 <Come 2 me>, 신화의 <This Love>, 에프엑스의 <4 walls>에서 퍼포먼스를 보깅으로 구성하였다. 2019년에는 퀸덤에서 AOA의 <너나 해>를 보깅으로 다시 구성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청하의 <Stay Tonight>에서 보깅이 주를 이룬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전히 보깅이 대중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보깅이 대중에게 차츰 노출되며 보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 

 

 

보깅을 배우며 그 자체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보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을 배우며 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전에는 안무 위주로 춤을 배워 정확한 안무가 습득이 안되면 영상 찍는 것을 두려워하고 잼 같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춤추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여전히 힘들지만 보깅을 배워 조금은 나를 표현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