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로운 전시를 다녀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에디티드 서울: 뉴 호옴>입니다. 폰트와 컬러에서 빈티지함이 물씬 풍기는 이 전시는 전시가 진행되는 '갤러리9.5서울'과 문화 매개사 '꽃술'이 함께 197-80년대 한국 아파트에서 영감을 받아 현재까지 이어진 주거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전시입니다.
🌇 에디티드 서울
'에디티드 서울'은 도시와 공간,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읽고 서울의 현재를 조명하는 브랜드 협력 기획전입니다. 첫 전시는 ‘생활의 모뉴먼트’라는 모토 아래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과 이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전시와 출판, 행사를 통해 여러 분야 창작자들의 협업을 만들어가는 문화 매개사인 '꽃술'과 함께 하였습니다.
🌆 에디티드 서울: 뉴 호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인 스노우볼입니다. 개인적으로 스노우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념품 매장에서 사는 전형적인 마케팅 상품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스노우볼을 지켜보며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항상 보던 스노우볼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 흩날리는 눈의 다양한 컬러 모두 신비로웠습니다. 버려진 물건, 낚시 용품들로 오브제를 만드는 무학사(muhaksa)의 작품입니다. 작가님은 스노우볼이 흐린 시간을, 희미한 기억을 보다 더 느리게 만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노우볼 안에서 벌어지는 느린 움직임이 작가님의 기억을, 혹은 추억을 간직하려는 마음의 위안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작품의 설명을 읽고 나니 작품을 보며 마음속에 잔잔한 느낌이 든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병을 흔들어 보며 눈이 흩날리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저희 집에 갖다 놓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제가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작품 현대식 자개장입니다. 저의 움직임에 따라 가구의 빛과 색이 변하며 작품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오리진(orijeen)의 현대식 자개장으로, 렌티큘러 소재를 이용해 만든 가구 시리즈 'Color Flow'입니다.
익숙했던 소재가 디자이너를 만나 새롭게 탄생하였습니다. 가치가 퇴색되고 관심으로부터 단절된 상태의 것들로 작업하는 연진영(yeon jin yeong)의 알루미늄 가구입니다. 이 작품들로 결핍된 물질들을 이용한 조형 이미지는 모순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하였습니다.
전시 내내 익숙했던 사물들의 변신을 보며 즐겁게 관람하였지만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춰져 있던 것들을 다시 꺼내어 자신들의 스토리를 곁들여 창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뭉클한 기분이 드는 전시였습니다.
📢 전시 정보
기간 2021/01/20 ~ 2021/02/28
관람시간 매일 10:00 ~ 19:00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53 호텔 안테룸 서울 지하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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