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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하나연/책

느긋하게 밥을 먹고 느슨한 옷을 입습니다.

 

모두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재. 취업, 급여, 집 등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으로 가득차있고 갈수록 고독해지며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은 사치라고 느껴지는 사회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평범하고 건강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느긋하게 밥을 먹고 느슨한 옷을 입습니다>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을 위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아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에세이처럼 느껴져 만약 서점에서 이 책을 보았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었던 책이었지만, 읽다보니 오히려 경영서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업인 오아식스는 '피치 순무', '오도독 호박' 같이 채소 상품에 이름을 짓거나, 여러가지 레시피를 통해 식탁에서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 내용이나, 밀키트 같은 '키트 오아식스'를 만들어 요리하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제시한 내용들은 마케팅 서적과 같았습니다.

 

 

2019년에 나온 책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 더없이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신은 곳곳에 깃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란스러운 오락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눈앞에 작은 일에 마음을 담아 정성을 쏟으면 거기에서 기쁨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 본문 p127

 

"소승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먹을 때에 먹는 것입니다. 말할 때에 말하는 것 입니다." - 본문 p152

 

"누군가가 되겠다(to become someone)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to be with anyone)입니다." 동경의 대상인 멋진 누군가가 되기 위해서 자유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삶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본문 p360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일상이 여행이 되어 언제든 나의 바운더리를 넓힐 수 있는 느긋하고 느슨한 삶. 이 책에선 이런 삶이 가능하게끔 어떻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